산딸기술 | 산딸기로 담근 전통 약술
Wild Raspberry Liquor (San-ddalki Sul): A Traditional Fruit Wine
한국의 전통주 문화는 막걸리, 소주, 청주만으로는 결코 설명되지 않는다. 지역마다 숨어 있는 자연 발효주, 약술, 민속주가 여전히 존재하며, 그 중 일부는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채 사라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산딸기술(산딸기주)이다.
산딸기술은 자연에서 자란 야생 산딸기를 발효시켜 만든 전통 약술로, 한때는 여름철 보양주이자 여성 건강주로 각광받았으나 지금은 점점 잊혀져가고 있다. 이 술은 붉은색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산딸기의 신맛과 단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자극적이지 않은 은은한 풍미를 갖고 있다. 알코올의 자극을 줄이고 천연 항산화 성분을 더한 이 술은 단순한 음주용이 아니라 몸을 다스리는 약술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산딸기란 어떤 열매인가?
산딸기는 장미과에 속하는 야생 베리류로, 일반적으로 초여름에서 장마철 직전 사이에 산기슭에서 수확할 수 있다.
- 학명: Rubus crataegifolius
- 생김새: 붉은색 ~ 자줏빛 원형, 지름 1~2cm
- 맛: 새콤달콤하며 신맛이 강한 편
- 채취 시기: 6월~7월
- 주요 산지: 강원도, 경북 북부, 충북 괴산, 지리산 인근 등
산딸기는 야생의 특성상 농약, 비료 없이 자생하며
비타민C, 안토시아닌, 탄닌 성분이 풍부하다.
이러한 항산화 성분 때문에 예부터 **'여성의 과일', '혈을 맑게 해주는 열매'**로 알려져 왔다.
산딸기술이란?
산딸기술은 산딸기를 술에 담가 만든 전통 약술이다.
예부터 산골에서는 과일을 설탕이나 꿀에 절인 후, 소주나 곡주에 넣어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생과일주, 약용주를 만들어 마셔왔다.
| 항목 | 내용 |
| 원재료 | 산딸기, 백설탕(또는 꿀), 전통 소주 |
| 색상 | 루비빛 ~ 자줏빛 붉은색 |
| 향 | 산딸기 특유의 신선한 과일향 + 알코올 |
| 맛 | 산뜻한 신맛 + 은은한 단맛 + 깊은 숙성 향 |
| 발효기간 | 최소 3개월 ~ 6개월 이상 |
| 알코올도수 | 12~25도 (주정 및 숙성 방식에 따라 다름) |
산딸기술은 정확한 문헌기록은 적지만, 중부 이북 지역 산간에서 가정약술로 널리 전해졌다.
- 농번기 끝난 후, 산딸기 채취 → 세척 → 담금
- 기력이 떨어질 때나 여성 갱년기, 산후 회복기에 마셨다
- 술의 쓴맛을 싫어하는 여성, 노인층에 특히 인기 있었음
특히 경북 문경, 강원 인제, 충북 제천 등의 산촌에서는 지금도 일부 가정에서 ‘산딸기 담금주’라는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딸기술 만드는 방법
재료
- 산딸기 1kg
- 백설탕 700g~1kg (또는 꿀 500g)
- 소주(25도 이상 전통주) 1.8리터
만들기 과정
- 산딸기 손질
→ 흐르는 물에 살살 씻은 뒤 물기 제거 - 병 소독
→ 유리병은 끓는 물로 소독 후 건조 - 층층 담기
→ 산딸기 - 설탕 - 산딸기 - 설탕 순으로 켜켜이 담음 - 술 붓기
→ 소주를 천천히 부어 과일이 잠기게 함 - 밀봉 숙성
→ 햇빛 없는 서늘한 곳에서 최소 3개월 숙성 - 1차 여과 후 2차 숙성
→ 맑은 술만 따로 병에 담아 추가 숙성
✅ TIP:
- 산딸기는 매우 부드러우므로 빻거나 으깨지 말고 통째로 사용
- 꿀을 사용할 경우, 산미는 약해지지만 맛은 더 부드러워짐
산딸기술의 효능과 가치
| 효능 | 설명 |
| 항산화 작용 | 안토시아닌과 비타민C가 풍부해 노화 방지 |
| 간 기능 보호 | 타닌 성분이 간 해독 작용에 도움 |
| 여성 건강 증진 | 자궁 건강, 생리통 완화에 전통적으로 사용 |
| 면역력 증진 | 자연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 생성 가능성 |
| 피로 회복 | 과당과 미네랄이 체력 회복에 기여 |
산딸기술의 첫 향부터 끝맛까지
산딸기술은 단순히 ‘과일 술’이 아니다. 발효가 더해지면서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맛이 형성된다.
- 첫 향: 와인처럼 부드럽고 은은한 과일향
- 입에 닿는 순간: 알코올의 자극보다 과일의 신맛이 먼저 퍼짐
- 끝맛: 산미가 남지만 목넘김은 깔끔하며 단맛이 미묘하게 감돌음
특히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신맛이 가라앉고 깊은 풍미가 더해진다.
산딸기술이 사라져가는 이유
- 수확의 어려움: 산딸기는 재배가 어렵고 거의 모두 야생 의존
- 보관성 문제: 생과일이기 때문에 부패 위험이 큼
- 주세법 규제: 개인 담금주의 상업 유통이 법적으로 제한됨
- 시장의 무관심: 매실주, 복분자주 등에 비해 상품화가 거의 되지 않음
❗️결국, 산딸기술은 집에서 만드는 가정용 약술로만 명맥을 유지하는 실정이다.
산딸기술은 단순한 과일술이 아니다. 그 안에는 자연을 수확하고, 천천히 기다리고, 정성스럽게 마시는 시간이 담겨 있다.
- 술은 '취하려는 목적'보다 '건강과 기력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 자연이 준 선물을 약술로 만들어낸 조상들의 지혜
- 무엇보다도 여성 중심의 전통 약술로서 의미가 크다.
지금이라도 이 술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역 특산물로서 보존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