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쟁이젓 | 극소형 바다생물 '곤쟁이'로 만든 젓갈 (경상도)
Tiny Amphipod Fermented Sauce (Gonjaengi-jeot)
한국의 젓갈 문화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힐 만큼 다양하다. 새우젓, 멸치젓, 황석어젓처럼 비교적 널리 알려진 것부터, 지역민 외에는 거의 들어본 적도 없는 희귀한 젓갈까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낯선 비주얼과 강한 개성을 자랑하는 음식이 있다. 바로 ‘곤쟁이젓’이다.
곤쟁이젓은 경상남도와 울산 해안가 일부 지역에서만 전승되어 온 젓갈로, 극도로 작은 바다 생물인 곤쟁이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음식이다.
비주얼은 다소 충격적이다. 매우 작은 투명한 곤쟁이들이 덩어리로 뭉쳐 흐물흐물한 상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음식은 겉보기와 달리 한 번 맛을 보면 결코 잊히지 않는 강렬한 감칠맛을 선사한다.
본래 어촌 주민들이 바다에서 직접 채집한 곤쟁이를 남기지 않고 활용하기 위해 만든 생존형 발효식품이었지만, 그 특유의 중독성 있는 맛 덕분에 지금도 일부 식도락가 사이에서 귀한 반찬으로 인정받는다.
이 글에서는 곤쟁이젓의 정체, 재료, 만들기, 맛, 그리고 왜 지금 우리가 이 음식을 다시 주목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본다.

곤쟁이란 무엇인가?
곤쟁이는 해양 생물 분류상 극소형 갑각류로, 학술적으로는 암피포드(Amphipod)라는 분류에 속한다.
- 크기: 보통 0.5cm~1cm 내외
- 색상: 살아 있을 때는 투명하거나 옅은 회색
- 생태: 얕은 바닷가의 모래나 펄층에 서식하며, 주로 조류 또는 부유물을 먹고 자란다.
- 생김새: 미세한 새우처럼 생겼으며, 등은 구부정하고 다리가 많다.
- 채취: 일반적인 어망으로는 어렵고, 특수한 작은 체로 건져야 하므로 채집이 매우 어렵다.
곤쟁이는 그 작고 연약한 생김새로 인해 어류 사료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이를 젓갈로 활용해왔다. 특히 경상도 일부 어촌에서는 곤쟁이젓이 밥반찬, 김치 양념, 국물 조미료로 널리 이용되어 왔다.
곤쟁이젓이란?
곤쟁이젓은 말 그대로 갓 잡은 곤쟁이를 소금에 절여 자연 발효시킨 젓갈이다.
전통적으로는 항아리에 천일염과 함께 켜켜이 담아 2~3개월 이상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곤쟁이젓은 특별한 양념 없이 단일 재료와 소금만으로 만든 정직한 발효식품이며, 그만큼 원재료의 품질이 곧 맛을 좌우한다.
지역명칭 및 방언
- 곤쟁이젓은 지역에 따라 “곤쟁이젓갈”, “곤쟁젓”, “곤쟁젓갈” 등으로 불린다.
- 울산 지역에서는 곤쟁이를 ‘꼰쟁이’로 발음하기도 한다.
- 전라남도나 서해안 지역에서는 유사한 젓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경상도 특산 젓갈로 간주된다.

곤쟁이젓의 주요 특징
| 구분 | 설명 |
| 재료 | 곤쟁이 (암피포드류) + 천일염 |
| 색상 | 회색 ~ 갈색 (발효 진행에 따라 변화) |
| 향 | 발효된 해산물 특유의 바다 냄새 |
| 식감 | 매우 부드럽고 흐물흐물함 |
| 맛 | 강한 짠맛 + 특유의 감칠맛 + 약한 비린맛 |
| 발효 기간 | 최소 1~2개월 / 최대 6개월까지 가능 |
| 보관 | 냉장 보관 시 수개월 가능 |
곤쟁이젓의 맛
곤쟁이젓은 입안에서 녹아내릴 만큼 부드러운 식감을 지니고 있으며, 일반 새우젓보다 훨씬 더 강한 짠맛과 감칠맛을 갖고 있다.
비린맛은 다소 있으나 발효가 잘 된 제품일수록 향이 깔끔해지고, 짠맛 뒤에 오는 은은한 단맛과 바다 내음이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처음 먹었을 때의 인상
- “이걸 어떻게 먹어?” → 시각적인 거부감
- 그러나 소량만 밥 위에 얹어 먹으면 감칠맛이 퍼진다
- 일부 식도락가들은 “밥도둑 중의 밥도둑”으로 평가함

곤쟁이젓의 먹는 방법
곤쟁이젓은 워낙 짜기 때문에 단독 반찬보다는 소량을 활용한 조미료적 성격이 강하다.
주요 활용법은 아래와 같다:
① 밥반찬
뜨거운 흰쌀밥에 곤쟁이젓을 아주 소량 얹어 먹는다.
👉 양 조절이 필수! 과하면 소금 퍼먹는 느낌이 날 수 있음.
② 김치 양념
곤쟁이젓은 김장철 열무김치나 갓김치 양념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비법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③ 국물 감칠맛 내기
- 콩나물국, 미역국, 된장국 등에 소량 넣으면 자연스러운 해산물 향과 감칠맛이 배어든다.
- 조미료 없이 국물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식 지향 조리법’에 적합하다.
④ 비빔밥 양념
묵은지, 들기름, 고추장과 함께 곤쟁이젓을 약간 넣어 비비면 감칠맛이 배가된 전통식 비빔밥이 완성된다.
곤쟁이젓과 다른 젓갈과의 차이점
| 항목 | 곤쟁이젓 | 새우젓 | 멸치젓 | 황석어젓 |
| 재료 크기 | 극소형 (0.5~1cm) | 소형 (1.5~2cm) | 소형 멸치 | 중형 어류 |
| 짠맛 강도 | 매우 강함 | 중간 | 매우 강함 | 강함 |
| 활용도 | 밥반찬, 국간, 김치양념 | 김치, 찌개 | 주로 김치용 | 주로 밥반찬 |
| 향 | 해산물 향 + 발효 향 | 새우 풍미 | 어류 풍미 | 진한 젓갈향 |
| 비주얼 | 비호감 (덩어리 형태) | 깔끔 | 젓갈스러움 | 진득한 페이스트형 |
곤쟁이젓 만드는 방법
재료
- 곤쟁이 1kg
- 천일염 150~200g (10~15% 염도)
과정
- 곤쟁이 채취
→ 현재는 일부 어촌에서만 가능, 대부분 바닷가에서 직접 채집함 - 세척
→ 부유물 제거 후 찬물에 여러 번 헹굼 - 염장
→ 항아리나 통에 곤쟁이와 소금을 켜켜이 쌓음 - 숙성
→ 통풍 잘 되는 서늘한 곳에 최소 1~2개월 숙성 - 보관
→ 숙성 후 냉장 보관하면 장기간 보관 가능
곤쟁이젓을 먹을 수 있는 지역
곤쟁이젓은 대형마트나 도시 식당에서 보기 어렵다. 주로 어촌마을, 재래시장, 향토식당에서만 접할 수 있다.
| 지역 | 설명 |
|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 전통시장 내 특산물로 소량 판매 |
| 울산 동구 방어진항 | 해녀 또는 어민 직거래 부스 존재 |
| 경남 통영·거제 | 수산물 축제 때 간헐적 유통 |
| 포항 구룡포 | 김장철에 한정적으로 판매되는 경우 존재 |
곤쟁이젓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
- 채집의 어려움: 곤쟁이 자체가 매우 작아 잡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
- 수요의 한정성: 젊은 세대는 비주얼이나 향에 부담을 느낌
- 산업화 불가: 대량생산이 어렵고 보관성도 민감
- 전통 계승 단절: 가정 내 수공업 방식이 대부분이며 레시피가 문서화되어 있지 않음
| 항목 | 내용 |
| 음식명 | 곤쟁이젓 |
| 주재료 | 곤쟁이, 천일염 |
| 발효 방식 | 염장 후 자연숙성 (1~3개월) |
| 맛 | 매우 짜고 감칠맛 강함 |
| 활용 | 밥반찬, 김치양념, 국물 간 |
| 지역 | 경남·울산 해안 일대 |
| 계절성 | 여름~가을 채취, 김장철 소비 많음 |
| 위기 요인 | 채집 어려움, 산업화 불가, 젊은 세대 기피 |
자주 묻는 질문
Q. 곤쟁이젓은 어디서 구매할 수 있나요?
→ 주로 경남 해안 지역 전통시장 또는 향토 온라인몰 일부에서 가능
Q. 비린내가 심하지 않나요?
→ 잘 숙성된 곤쟁이젓은 향이 깔끔하며, 신선할수록 냄새 적음
Q. 보관은 어떻게 하나요?
→ 밀폐 후 냉장 보관, 장기 보관 시 김치냉장고 추천
Q. 직접 만들 수 있나요?
→ 재료 확보가 어렵고, 기술이 필요해 일반 가정에선 어려움
곤쟁이젓은 한국 전통 발효 음식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외모와 개성을 지닌 음식 중 하나다.
외형은 비호감일 수 있지만, 작은 한 숟가락에 담긴 감칠맛과 깊은 풍미는 그 어떤 젓갈보다 강렬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촌의 누군가는 곤쟁이를 채집하고, 소금과 함께 항아리에 담고 있을지 모른다.
이런 음식들이야말로 진짜 한국의 음식문화이며, 사라지기 전에 반드시 기록하고 체험해야 할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