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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 새우로 만든 시골 젓갈, 토하젓이란?

by TREND& 2025. 11. 3.

토하젓 | 민물새우(토하)를 발효시킨 강원도 젓갈
Fermented Freshwater Shrimp (Toha-jeot): Korea’s Hidden Flavor

 

 

‘젓갈’ 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바다에서 잡은 멸치, 새우, 오징어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강원도 일부 산간 마을에서는 바다에서 나는 게 아닌 민물새우로 만든 독특한 젓갈이 존재한다. 그 이름은 바로 토하젓이다. 토하젓은 민물에 서식하는 아주 작은 새우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음식으로, 과거에는 명절 상차림이나 귀한 손님 접대용으로 쓰일 만큼 귀한 음식이었다. 오늘날에는 먹는 사람이 거의 없어져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토하젓의 유래, 만드는 방법, 맛의 특징, 활용법 등을 통해 이 전통 젓갈이 가진 깊은 매력을 소개해보려 한다.

 

민물새우로 만든 '산에서 온 젓갈'

토하젓은 이름 그대로 ‘토하(흙 + 하 = 민물새우)’를 발효시킨 젓갈이다. 이 새우는 바다와는 전혀 상관없는 강원도나 충북, 경북 내륙의 계곡과 민물에서 서식한다. 손가락 한 마디도 안 되는 작은 크기의 토하는 맑은 물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자연환경이 깨끗한 곳에서만 채집이 가능하다. 옛날에는 명절이나 제사에 꼭 올라가던 귀한 반찬이었고, 지금은 주로 강원도 영월, 평창, 정선 등 일부 지역의 어르신들이 만들어 먹는 잊혀져 가는 전통 발효식품 중 하나다. 토하젓은 최소 3개월 이상 발효시켜 깊은 맛을 완성한다.

 

재료:

  • 민물새우 토하
  • 천일염
  • 토판소금 (선택)
  • 밀가루풀 (일부 지역)
  • 마늘, 생강 (발효 후 섞기도 함)

제조 방법:

  1. 잡아온 토하를 깨끗하게 씻어 불순물을 제거한다.
  2. 소금을 충분히 넣고 항아리에 담아 발효시킨다.
  3. 햇볕이 적당한 그늘에 최소 3개월 이상 숙성한다.
  4. 발효가 완료되면 기호에 따라 마늘, 생강, 고춧가루를 넣어 버무려 먹는다.
  5. 완성된 토하젓은 작은 항아리나 병에 담아 냉장 보관하며 수개월간 먹을 수 있다.

 

토하젓은 첫맛은 짭조름하고, 끝맛은 고소한 감칠맛이 특징이다. 민물새우 자체가 작지만 껍질째 발효되기 때문에, 씹는 식감이 살짝 바삭하면서도 부드럽다. 냄새는 바다젓갈보다 상대적으로 은은하고 구수한 편이다. 익숙한 멸치젓, 새우젓과는 전혀 다른 향이 나며,

‘산속에서 갓 퍼온 된장 같은 깊은 풍미’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젓갈명 재료 특징 토하젓과의 차이
새우젓 바다 새우 향 강함, 김장용 크기 크고 바다향 진함
멸치젓 멸치 찌개용 발효시간 짧음
토하젓 민물새우 향 순하고 고소함 산지 한정, 민물 재료

 

 

토하젓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

 

  • 민물 수질 오염: 토하가 사는 청정 하천이 줄어들고 있음
  • 채집 난이도 높음: 작은 새우를 잡는 데 인력과 시간이 많이 듬
  • 발효 기피 현상: 현대 소비자들은 발효 식품을 낯설어함
  • 수요 감소: 젊은 세대가 잘 모름, 먹을 기회 적음

 

 

현재는 시중 대형 마트에서는 거의 판매하지 않으며, 다음과 같은 경로로만 구입 가능하다:

  • 강원도 전통시장 (영월, 정선, 평창 등)
  • 농촌직거래 장터, 귀농 박람회
  • 전통 발효식품 전문 온라인몰
  • 지역 특산물 축제 부스 (가을철)

※ 유통량이 적고, 판매 주기가 짧으므로 예약 후 구매하거나 계절성에 맞춰야 한다.

 

토하젓은 누군가에겐 낯선 젓갈일지 모르지만, 한국의 산과 물,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낸 귀한 음식이다. 그 깊고 순한 맛은 짠맛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입맛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만든다. 토하젓은 단순히 젓갈이 아니다. 지역의 생태, 노동, 계절,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먹는 민속문화’의 일부다. 지금은 사라져가지만, 기록하고, 소개하고, 직접 체험해보는 것으로도 이 전통은 이어질 수 있다. 이 모든 요소가 겹치면서 토하젓은 ‘알고 있어도 먹기 힘든 음식’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