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내장젓 | 오징어 내장으로 만든 짜고 깊은 젓갈 Fermented Squid Guts: Salty and Deep Ocean Flavor
한국의 젓갈 문화는 ‘다 먹는다’는 철학에서 비롯되었다. 생선의 살뿐 아니라 내장, 뼈, 알, 껍질까지도 버리지 않고 발효시켜 젓갈이라는 형태로 삶의 지혜를 담았다. 그중에서도 ‘오징어내장젓’은 많은 이들에게 낯설다. 하지만 이 젓갈은 한 번 맛보면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중독성 있는 감칠맛으로, 일부 마니아층 사이에서 ‘밥도둑’ 이상의 존재로 통한다. 이 음식은 오징어의 내장을 발효시켜 만든 짜고 진한 맛의 젓갈로, 일반적인 오징어젓과는 전혀 다른 깊이를 자랑한다.
특히 경상도 해안 일부, 그리고 강원도 속초 등 동해안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즐겨온 음식이며, 지금은 찾기 힘든 향토식품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부터 오징어내장젓의 정체, 맛, 만드는 법, 문화적 가치까지 차근차근 살펴보자.
오징어내장젓 이란?
오징어의 내장은 흔히 먹지 않는 부위로 여겨지지만, 사실 그 속엔 진한 감칠맛과 지방질이 농축돼 있다.
오징어는 회로 먹을 땐 내장을 제거하지만, 과거 어촌에서는 이 내장을 따로 모아 소금에 절여 젓갈로 만들었다.
| 구성 부위 | 설명 |
| 먹물주머니 | 젓갈에는 사용되지 않음 |
| 소화관 | 오징어내장젓의 핵심 재료 |
| 생식샘 | 암컷의 경우 난소 포함, 젓갈의 풍미 강화 |
| 간유(간) | 기름지고 고소한 맛 부여 |
일반 오징어젓과 다른 점은?
오징어내장젓은 우리가 익숙한 오징어채 무침 형태의 오징어젓과는 아예 다른 음식이라고 봐야 한다.
| 구분 | 오징어젓(일반) | 오징어내장젓 |
| 재료 | 오징어 살 | 오징어 내장 |
| 식감 | 쫄깃함 | 부드럽고 흐물흐물함 |
| 맛 | 새콤·달콤·짭짤 | 짠맛 중심의 강한 감칠맛 |
| 양념 | 고추가루, 마늘 등 | 없음 (염장만) |
| 숙성 | 양념 후 단기 숙성 | 소금만 넣고 장기 숙성 |
오징어내장젓의 맛은?
첫 맛은 매우 짜다. 그러나 그 짠맛이 지나고 나면 입 안 가득 바다의 감칠맛이 퍼진다.
일반적인 새우젓, 멸치젓과 비교해도 훨씬 더 깊고 진한 맛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 요소 | 느낌 |
| 향 | 바다 비린내와 발효된 해산물 향이 강함 |
| 맛 | 짠맛 → 감칠맛 → 고소함 순서로 퍼짐 |
| 여운 | 입 안에 오래 남는 진한 바다 풍미 |
| 중독성 | 강함. 처음엔 거부감, 이후 계속 생각남 |
먹는 방법
오징어내장젓은 워낙 짜고 진해 단독 반찬보다는 양념 또는 조미료로 많이 쓰인다.
① 흰쌀밥 위에 한 점
뜨거운 밥에 아주 소량 올려 먹으면,
밥의 담백함과 젓갈의 짠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 ‘한 숟갈로 밥 한 공기’가 가능.
② 비빔밥 재료로 활용
오징어내장젓 + 들기름 + 김가루 + 나물류 =
➡️ 깊은 바다 내음의 향토 비빔밥 완성.
③ 국물 베이스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무국 등에 아주 소량 넣으면
조미료 없이도 해산물 감칠맛이 자연스럽게 배어든다.
④ 김치 양념
갓김치, 열무김치 등에도 넣으면 짠맛과 감칠맛을 동시에 보완해준다.
오징어내장젓 만드는 방법
| 재료 | 분량 |
| 오징어 내장 | 500g |
| 천일염 | 80~100g (약 15% 염도) |
전통 방식
- 오징어 내장을 꺼내 먹물 제거 후 깨끗이 손질
- 찬물에 여러 번 헹궈 이물질 제거
- 체에 밭쳐 물기 제거
- 항아리 또는 유리병에 내장 → 소금 → 내장 → 소금 식으로 켜켜이 담기
- 상온에서 2주 → 서늘한 곳에서 1~2개월 숙성
- 기호에 따라 잘게 다지거나 통째로 사용
👉 발효 후 냉장 보관 시 수개월 보존 가능.
👉 먹기 직전 살짝 참기름, 마늘, 고추 넣어 무쳐도 풍미 ↑
자주 묻는 질문
Q. 오징어내장젓은 어디서 살 수 있나요?
→ 속초 오징어축제, 향토 온라인몰, 일부 전통시장(소량 판매)
Q. 비린내가 심하지 않나요?
→ 발효가 잘된 제품은 향이 부드럽고 고소함이 더 강함
Q. 집에서 만들 수 있나요?
→ 가능하지만 손질과 위생관리 필수. 냉장·소량 제작 권장
Q. 다른 젓갈과 어떻게 다르죠?
→ 감칠맛의 농도, 짠맛의 밀도, 사용 부위가 완전히 다름
오징어내장젓은 이제 거의 잊혀져가는 음식이다. 그러나 그 짠맛의 정수, 감칠맛의 깊이, 그리고 생존의 지혜는오늘날 우리 밥상에 여전히 유효하다. 자극적인 조미료 없이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젓갈 중 하나. 잊히기 전에 기록하고, 체험하고, 나누어야 할 한국 바다의 유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