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게장 | 게장 중에서도 자잘한 돌게로 담근 짭조름한 장
Rock Crab Soy Sauce Marinade (Dolge-jang)

돌게란 무엇인가?
‘돌게’는 한국 연안의 암초 지대나 갯벌 근처에서 주로 발견되는 작은 바다게다. 크기가 작고 껍질이 단단하며 다리가 짧고 발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꽃게처럼 깊은 바다에서 조업되는 게가 아니라, 해변 가까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토착성 게로, ‘총알게’, ‘돌꽃게’, ‘자잘게’ 등 지역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돌게는 덩치가 작아 살이 많지는 않지만, 껍질 속 내장에 특유의 감칠맛과 짭조름한 바다 향이 농축되어 있어 장요리의 베이스로 활용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게다가 껍질이 단단하면서도 얇아 숙성 과정을 거치면 껍질째 씹어 먹을 수 있는 정도로 부드러워진다. 바로 이 점이 돌게장을 꽃게장과 구분 짓는 핵심적인 특징이다.

돌게장이란?
돌게장은 돌게를 깨끗이 손질한 후, 마늘, 생강, 고추 등 향신 재료가 들어간 간장 베이스에 담가 일정 시간 숙성시킨 전통 장요리다. 꽃게장을 만드는 방식과 유사하지만, 돌게의 크기와 껍질 특성 때문에 전체적인 맛의 방향성과 식감은 전혀 다르다.
- 꽃게장은 살을 발라 먹는 음식이라면,
- 돌게장은 통째로 씹어 먹는 음식이다.
돌게장의 짠맛은 단순한 간장의 짠맛이 아니다. 그 속에는 돌게 내장의 바다 향, 간장의 감칠맛, 마늘과 생강의 알싸함이 어우러진 깊고 진한 풍미가 있다. 그래서 돌게장은 젓갈과 게장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독특한 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돌게장의 주요 재료
돌게장에 사용되는 재료는 간단하지만, 그 비율과 숙성 방식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전통 어촌 가정에서는 가문마다 내려오는 비법 레시피가 존재할 정도로 다양성과 깊이를 가진 음식이다.
[주재료]
- 돌게: 100% 살아 있는 신선한 돌게를 사용해야 풍미가 살아난다.
- 간장: 진간장과 양조간장을 1:1 또는 2:1 비율로 섞는 경우가 많다.
- 물: 간장의 염도를 낮추고 숙성 시 삼투압을 조절하기 위해 필수.
- 마늘, 생강, 청양고추, 건고추: 향신료 역할 + 비린맛 제거
- 다시마, 양파, 사과즙: 감칠맛을 위한 은은한 단맛 추가
- 깨, 대파, 미림(선택): 풍미 강화 및 숙성 안정화

돌게장 만드는 법
① 돌게 손질
- 바닷물이나 소금물에 약 1~2시간 해감
- 칫솔이나 솔로 게의 표면과 다리 사이를 깨끗하게 문질러 세척
- 물기를 완전히 제거 후 준비
② 간장 베이스 만들기
- 진간장, 양조간장, 물을 섞고 마늘, 생강, 양파, 고추 등을 넣어 끓인다
- 끓인 간장은 완전히 식혀야 한다 (뜨거운 간장을 붓는 경우 돌게가 익어버림)
- 필요 시 사과즙이나 다시마를 넣어 감칠맛 강화
③ 숙성 과정
- 깨끗한 용기에 돌게를 담고 간장을 부어 냉장 보관
- 1차 숙성: 2~3일 후 첫 맛
- 2차 숙성: 간장을 따라내 끓여 다시 붓는 작업 반복 → 5~7일 숙성 가능
- 10일 이상 숙성 시, 짠맛이 강해질 수 있음
④ 보관
- 7일 이상 보관 시 간장을 끓여 재사용하거나, 소분하여 냉동 보관

돌게장의 맛과 식감
❖ 짭조름한 간장 + 바다 향이 진하게 배어 있는 내장 맛
- 장시간 숙성된 돌게는 간장의 염분을 흡수하면서 깊은 짠맛을 가진다.
- 단순한 소금 짠맛이 아니라, 돌게 내장의 감칠맛이 베어 있는 ‘복합 짠맛’이다.
❖ 껍질째 씹어 먹는 식감
- 숙성 후 돌게는 껍질이 말랑해지며 껍질째 통째로 먹을 수 있는 부드러움을 갖는다.
- 껍질 안에 밥을 비벼 먹는 맛은 꽃게장과는 또 다른 만족감을 준다.
❖ 가장 잘 어울리는 반찬 조합
- 흰쌀밥, 구운 김, 된장찌개, 묵은지
- 일부 지역에서는 돌게장으로 비빔밥을 해 먹기도 함
돌게장 vs 꽃게장
| 항목 | 돌게장 | 꽃게장 |
| 주재료 | 돌게 (소형, 껍질 단단) | 꽃게 (중대형, 살 많음) |
| 먹는 방식 | 껍질째 씹어 먹음 | 살을 발라 먹음 |
| 맛 | 짭조름하고 바다향 강함 | 부드럽고 담백함 |
| 조리 난이도 | 비교적 간단 (작은 게라 간장만 숙성) | 손질 복잡, 숙성 예민 |
| 보존성 | 5~10일 가능 | 3~5일 내 소비 권장 |
| 가격 | 저렴하고 구하기 어려움 | 비교적 고가, 유통 용이 |
돌게장을 맛볼 수 있는 지역
돌게는 유통량이 적어 전국적으로 판매되지 않으며, 산지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지역 식당에서만 맛볼 수 있다.
| 지역 | 상세 내용 |
| 전남 여수 수산시장 | 봄~여름 사이 가정식 판매 부스에서 발견 가능 |
| 전남 고흥 팔영산 인근 | 어촌마을 시골식당에서 계절 메뉴로 운영 |
| 전남 신안군 흑산도, 증도 | 계절 한정 돌게장 판매 |
| 경남 남해 창선면 일대 | 돌게 채취량이 많아 직접 담그는 가정식 존재 |
| 완도 해조류 축제 | 지역 특산물 부스에서 간혹 판매 |
돌게장의 희소성과 문화적 가치
돌게장은 단순한 밥반찬을 넘어, 지역성과 전통을 간직한 음식이다.
- 대량생산이 어렵고, 수요가 적어 산업화되지 않았음
- 가정 내 전수로 전해져 내려온 ‘비상품화 전통 음식’
- 젊은 세대의 요리 문화 감소로 소멸 위기에 놓임
현재는 일부 어촌 고령자들만이 담그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통음식 보존 차원에서 반드시 기록하고 계승할 필요가 있는 음식이다.
마치며
돌게장은 꽃게보다 크기가 작고, 유통망도 좁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작고 단단한 껍질 속에는 한국 바다의 맛과 어촌 마을의 손맛이 녹아 있다. 간장게장 중에서도 껍질째 씹는 특이한 식감, 감칠맛 가득한 내장, 짭조름한 밥도둑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음식의 존재를 알고, 지역 식문화를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돌게장’이라는 이름을 검색하며 이 글을 통해 처음 이 음식을 알게 되고, 나중에는 꼭 한 번 맛보길 바란다.